The Lost Dialogue

"단기 4342년 늦은 가을의 LDK"

지난 금요일엔 하루 휴가를 받아서, 금, 토, 일 일정으로 스위스에 다녀왔다. 자세한 여행을 다루기엔 지금 너무 밀린 일이 많아서, 알프스에서 눈썰매 타던 이야긴 천천히 정리 해야겠다. 대신에, 런던에서 스위스 돌아다니던 사연을 조금 나열해볼까 한다.

출발은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했다. 케임브리지에서 45분 정도 코치를 타고 가면 되는 국제 공항인데, 영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단거리 비행기들이 주로 운행한다. 여기서 이지젯을 타면 1시간 40분 후에 스위스 Basel Euro Airport로 도착한다. Basel 공항은 스위스, 프랑스, 독일 등에서 함께 사용하는 모양으로, 출구를 잘 정해서 나가야지 안그러면 엉뚱한 나라로 들어간다. 여기서 Basel SBB 열차역으로 50번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하고, 열차역에서 인터라켄행 인터씨티 열차를 타면 약 2시간 후에 인터라켄 서역에 도착한다.

이런 식으로 여행을 시작했는데, 의외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았다.

첫째는 열차비다. 스위스에서 베른, 인터라켄, 융프라우요후, 브리엔츠, 루체른 등의 구간을 열차 및 페리로 이동했는데, 여기서 깨진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열차비의 백미는 해발 3,454미터의 융프라우요후 역으로 가는 왕복 티켓이었다. "Top of Euro" 라 불리는 유럽의 지붕인 만큼, 열차비는 정말 "Top of 유료" 였다. 스와치 시계보다도 비쌌다.

이게 다 얼마야, 도대체 ...
두꺼운 티켓들이 쌓여가는 만큼, 지갑은 반대로 가벼워졌다.
스위스 열차비를 우습게보지 말자. 흑흑.


다음은 런던 테러 사태다. 스위스 바젤 공항에서 런던 루튼으로 이지젯을 타는데, 말로만 듣던 씨큐리티 체크가 정말로 강화되어있었다. 가방 뚜껑 열어 털기와, 몸 더듬기를 3회 당했다. 출국 게이트 통과하면서 한 번, 탑승 게이트 앞에서 또 한 번, 비행기 탑승 하면서 또 한 번. 그러면서 에어티켓엔 파랑색 스탬프를 찍고, 바코드 인식하듯이 컴퓨터로 또 한 번 읽어들인다.

난 국적이 특이해서, 여권 카피도 하더군. 암튼 덕분에 비행기는 예정보다 50분 늦게 떴고, 40분 늦게 도착했다. 다행히 케임브리지로 가는 마지막 코치가 10분 딜레이 되었으니 망정이지, 사실 착륙할 때엔 루튼에서 밤샘 각오를 하고 있었다.

끝으로 집으로 오는 길은 조금 무서웠다. 오후 6시에 스위스 루체른에서 여행을 출발하여, 열차, 버스, 비행기, 코치를 차례로 섭렵하고 새벽 1시 반 즈음 케임브리지에 도착해서 30분 걸어서 방으로 들어왔다. 오전엔 페리도 탔으니, 육, 해, 공을 다 경험했다. 어쨌든 새벽 1시가 넘어서 인적도 드물고, 불도 안켜진 거리를 30분씩 혼자서 걷는건 절대 즐거운 경험이 아니다.

대략 제주도 여행 정도의 난이도라 생각했는데, 스위스는 생각보단 멀리있다.
좋은 경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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