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st Dialogue

"단기 4342년 늦은 가을의 LDK"

2009년 새해가 밝았다. 방문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새해 복 많이를 기원한다.

난 올해 새해 복으로 일단 기숙사를 나와야했고, 새 집은 공사 중이라 엊그제까진 홈리스 생활을 했다. 방 뺀 기숙사에서 몰래 하룻밤 나기도 했고, 랩에서 잠도 잤는데, 결국은 편안한 잠자리를 찾아 유성 근처 모텔에서도 하루 자봤다. 요즘 모텔 참 좋더군. 끝으로 또 좋은 논문을 쓸 복을 받아 지난 크리스마스 이후로 단 하루도 집에 못가고 대전에서 살고 있다. 새해는 아마 랩에서 맞이하나보다.

계속 이렇게 랩에서만 밤낮 일만 하며 살아보니 급기야는 점점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가는 기분이다. 스스로의 존재감이 무한히 희미해지는 기분이랄까. 이젠 연구실에 비치된 가습기와 비슷한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던 중 발견한 '미래 사진' 싸이트. 이름을 넣으면 미래의 내 모습이라며 사진을 골라 보여준다. 미래 사진을 빙자했으나 결국은 이름 해싱해서 대충 사진 고르는 거겠지만 그래도 결과는 매우 신빙성있다.

내 이름 LDK를 넣어보자.

어잌후


이럴수가. 이니셜로 장난말고 이제 본명을 넣어보자.

이건 뭐



연구실 가습기 정도의 존재감은 있을 줄 알았는데 지우개 수준이군.

학창 시절 칠판 지우개에 얽힌 추억이라곤, 던지고, 떨어뜨리고, 털고, 문지르고, 이런거 밖에 없다.

여튼 빨리 바쁜일 마무리하고 새해 목표도 세우고 본격적으로 새해 복 받을 준비를 해보자.


-단기 4342년 이틀 전, 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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