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st Dialogue

"단기 4342년 늦은 가을의 LDK"

메인 컨퍼런스가 시작하기 전 날, 점심을 먹고 딱 반나절 시간을 내서 홀로 바르셀로나를 걸었다.

리셉션 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냥 딱 두 개만 볼려고 스페인 광장을 떠났다. 딱 두 개가 한계라 생각했다. 시간도 문제고 체력도 문제고 무엇보다도 날씨가 싫었고 이제 종교 건축물은 질렸고, 그렇게 생각없이 지하철을 타다가 디아고날 Diagonal 역에 내렸고, 마침 가장 가까이에 있던 카사밀라 Casa Mila에 이르게 되었다.

카사 밀라 Casa Mila는 100년이 넘게 바르셀로나를 먹여살리고 있는 안토니오 가우디 님께서
1910년 완성한 연립 주택이다.
100년 후, 연립 주택이 세계 문화 유산이자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이런건 정말 본받아야만 한다.


전혀 계획에 없던 나들이었기 때문에, 난 사실 진정한 아르누보 art nouveau를 보여줬다던 안토니오 가우디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랐고, 사실은 지금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건축을 접할 수 있었다는건 큰 수확이었다. 이런게 바로 아르누보.

곤충, 뱀, 파도,
이 건물의 곡선과 색채는 밀림을 닮았다.
안토니오 가우디 건축의 모티프는 자연이다.


여기 온 사람들은 왠지 다 찍어서 소장한 듯한 컷이다.
식상하군.


디아고날 역에서 카사밀라를 찾아헤메었는데, 카사밀라는 보이지 않았고 '라 페드레라 La Pedrera'만 보였다. 알고보니 채석장이라는 뜻의 라 페드레라로도 유명한 곳이 바로 카사밀라라더군. 근데 그 당시의 내 기억으론 주변 어느 이정표에서도, 안에서 받은 안내 팜플렛에서도 카사밀라란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사실 이걸 둘러보고 나온 후에도 내가 본게 카사밀라인지 라 페드레라인지 헷갈렸다.

이미 오후 였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았다. 여길 들어갈까 말까 고민이 많았는데, 왠지 들어가면 시원할 것 같았고 그리고 딱 두 개는 제대로 보기로 했으므로 2NE1의 파이어와 I don't care를 들으며 꿋꿋이 45분을 버텨서 입장했다. 입장료는 10유로 정도 했던 것 같다. 자, 들어가 보자.

일단 화장실
오, 이 아름다운 색채는 가우디의 작품인가, 아니면 내 촬영의 힘인가 ...


그리고 부엌 ... 이 아니라 여전히 화장실인거 같은데,
확신은 없다.


침실.
아, 내 숙소가 딱 이 만큼만 됐어도.


애들 방인듯.


그리고 옥상.
옥상의 조형물들을 보고 떠오르는건 역시 외계인이 아닐까.


이 건물에서 또 유명한게 바로 저녁에 해 질 무렵의 옥상이라고 한다. 여기서 해질 때까지 버틸 수는 없고, 그런건 다음을 위해 남겨둬야지 싶지만 언제 또 바르셀로나에 오려나 싶기도 하다.

유명한 옥상의 조형물,
내 기억으로 이건 굴뚝이거나 환기구였던거 같다.
난 개인적으로 [내 학교의 건물] 때문에 타일을 혐오한다.
하지만 여기서 타일도 활용하기 나름이란걸 알게 되었다.


여기서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저 멀리 보이는 저 공사 현장, 자, 딱 저기까지만 걸어가자.


별 생각없이 들어갔는데, 상당히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옥상으로 올라가기 직전의 꼭대기 층에선 이 건물과 가우디 건축에 대한 작은 박물관이 꾸며져 있어서 시간 떼우기에 훌륭하며, 무엇보다도 실내는 에어컨 덕분에 매우 시원하기 때문에 지치지도 않는다. 때문에 바르셀로나에서 몇 안되는 가장 즐거운 기억 중의 하나가 되었음.

딱 여기 까지가 좋았는데, 이 다음은 정말 힘들었다. 걷고 걷고 또 걷고 기다리고 또 걷고 계속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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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y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멀리 보이는 저 공사현장은 Familie 성당이구만. 거길 가봐야 진짜인뎅. 물론 가보셨겠지

    2009.08.2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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