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st Dialogue

"단기 4342년 늦은 가을의 LDK"

'버클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3.16 버클리의 인텔 리서치 (8)
  2. 2007.02.11 당분간 한국에 없습니다. (6)
지난 달엔 미국 캘리포니아의 버클리에 위치한 인텔 리서치로 출장을 다녀왔다.

작년 여름에 영국의 케임브릿지에 있던 인텔 리서치에서 인턴을 했었는데, 그 시절에 마무리하지 못했던 일에 대해서 더 의논하고, 앞으로 함께하게 될 프로젝트의 전망을 토론하기 위해서였다.

내게 있어서 버클리란 수 많은 만남과 도전으로 얼룩진 나름 추억의 장소이기도 한 바 있어서, 근 시일 내에 꼭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싶은 곳임은 분명한데, 하지만 또 이렇게 출장이란 명목으로 홀로 여행길에 오르는 마음은, 글쎄 별로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다운타운 버클리 BART 역 바로 옆 빌딩에 붙은 인텔 리서치에 올라왔다.
펜트 하우스 (PH) 플로어를 전부 사용하고 있던데,
이 위에선 버클리와 샌프란시스코의 온 세상이 내려다보인다.


내가 잠시 배정받아 앉았던 손님 방. 옆에 프린터에 전화기도 있고, IBM 전원 케이블도 있다.
저 멀리 버클리의 새더 타워가 내려다보이는 자리.


편안한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해보아요.


저녁 시간엔, 창 밖 저멀리 금문교를 배경으로 걸린 노을이 보인다.
왠지 퇴근하기가 싫어질만한 환경.


케임브릿지와 버클리의 인텔 리서치라면 이 바닥에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소라 생각한다. 다른건 다 양보하고 주변 환경만 따지더라도, 이 정도면 놀라운 수준이다. 서울의 다이나믹한 도심 생활과 대전의 한적한 연구단지에서 장점만 가져다가 잘 합쳐놓은 느낌?

사실 난 이런 곳을 돌아다닐때마다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이런데 몸 담은 사람들은 어떤 기분과 사명으로 연구를 하는걸까? 조국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아니면 그냥 월급을 받기로 계약했으니 출근을 해서 자아실현인지 뭔지 모를 페이퍼를 쓰는 건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그냥 재미로"

유명한 책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나처럼 별 생각없는 학생들이 스스로 하는 일의 가치와 동기에 대해서 최후의 보루로써 준비해둔 말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오래 공부를 하다보면, 왜 그런 일을 하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재미로? " 하고 웃어넘기는 아마추어가 되어간다.

사실 일이라는게 재미라도 있어야지, 안 그래도 짧은 청춘에 재미까지 없다니 그렇게 따분한건 당장 때려치우는게 옳다. 일에서 재미를 찾는건 프로로서의 출발이기도 할까?

하지만, 여가 시간을 떼우는 것도 아니고, 재밌는 드라마와 영화 한 편, 게임 한 판 하는 이유에나 어울릴듯한 "그냥 재밌어서" 라는 이유는 슬슬 초라하게 느껴진다. 아니, 그냥 조금 궁금하다. 나라에서 돈을 받으면서 하는 연구에 그런 이유를 붙여도 과연 좋은가요?

그래서 고민을 해보자. 아무도 원하지 않은, 나의 졸업을 위한, 오직 자기만족의 연구, 도대체 언제까지 하실건가요? 아니, 해도 괜찮은건가요? 그래도 저에게 돈을 주실 건가요?

이런 고민도 사실은 이른바 직업 윤리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사실 난 속물이라, 돈을 벌어주는 연구가 좋다.
당신은 왜 연구를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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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 버클리 역으로 국제 공동 연구하러 갑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도 상에서 다운타운 버클리 스테이션 바로 곁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인텔 리서치 랩의 버클리 지부로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많은 일을 진행하지는 못한 상태라 사실 마음이 정말 매우 무겁습니다. 이래가지곤 비행기가 날아나 가려나 모르겠네요.

3년 만에 마주한 Bay Area Rapid Transit: BART의 노선, 여전히 가독성이 떨어진다.
버클리의 살벌한 밤거리를 기억하시나요?
이젠 홀로 거길 걸어야 하는데~


지난 주말엔 불현듯 3년 전의 추억이 떠올라 버클리 친구들을 연락해 만나고 왔다. 사실 딱 한 명한테 우연찮게 연락했는데, 줄줄이 비엔나 소세지처럼 손에 손잡고 다들 나타났다.

우리의 첫 만남도 그랬다. 버클리에서 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은데 구할 길이 없어 지나가는 오빠를 붙잡았다는 한 여인과 친구들. 그 형을 내가 만난건 수업에서 그 사람 후배를 우연히 만나서였고, 그 후배가 밥 먹을 사람이 없을지도 모르겠다던 그 형을 우리에게 소개해준 것이었다. 내 대학원 선배와, 후배가 각각 2년 전과 1년 전에 만나 여행했다던 친구를 내가 또 만나서 기구한 인연을 만들고 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연. 버클리에서 처음 만날 때만 해도, 다들 학부의 초년생들과 막 대학원 진학한 석사 과정들로 이루어진 파티였지만, 이젠 다들 사회인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 때부터 간직한 꿈을 키워나간 친구들, 새로운 꿈을 찾은 친구들, 새로운 꿈을 찾는 친구들, 오랜만에 다시 만나 그 시절을 추억하니, 참 즐겁고 황당하면서도 나름 유익한 추억들이 많아 시간가는 줄 몰랐다.

사실 난, 우리가 다시 만나 그런 여행을 하는 상상을 종종 하곤 한다.

5년 뒤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편지를 받는 그들. 거기엔 '나는 네가 5년 전 버클리에서 한 삽질을 알고 있다' 와 같은 전 근대적이지만 이해는 못할 협박 문구가 적혀있었고, 외딴 섬의 별장에 전부 모인 그들은 어쨌든 좀 난감하다. 그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던 사람들도 있는 반면, 룸메이트로 5년째 동거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 한 때 연인이었던 사람들, 헤어지고 우리 중 누군가와 다시 사귀는 친구, 사업을 하다가 망한 친구, 돈을 빌려줬다가 원수가 된 사이.

폭풍이 찾아오고 배도 전화도 끊겨버려 고립된 섬 안에서 하나 둘 목숨을 잃어간다.
우리의 사랑과 우정은 의혹과 암투, 배신의 핏빛 공포로 얼룩지는데, ...
과연 범인은 누구?!


...


어쨌든,

폰은 로밍해서 들고가니까, 급한 용무가 있으시면 전화나 문자를 주시면 됩니다. 그러나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는거~ 기억해두시구요. 문자를 받더라도, 답문을 하려면 제가 컴퓨터 앞으로 가야하는거 아시죠? 따라서 실시간 채팅을 기대하셨다간 아마도 상처 받으실 것입니다.

끝으로, 혹시나 필요한 선물이 있다면 미리 미리 알려주세요.


이륙 12시간 전의 DK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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