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st Dialogue

"단기 4342년 늦은 가을의 LDK"

'서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1.25 가을은 이미 온데간데 없다. (4)
  2. 2009.10.13 까페 아모카 Amokka (8)
한 3주 전인가? 오랜 만에 집에 갔는데 간 밤에 비가 와장창 쏟아졌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대전으로 돌아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사방에 낙엽이 가득 떨어져 장관이더군.

이 동네 낙엽은 유명해서 여기 낙엽을 퍼다가 남이섬에 쏟아붓고 '송파 낙엽의 길'을 만든다던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잠깐 멈춰섰을 텐데. 그리고 보기 좋은 곳을 찾아 카메라를 꺼내 사진도 수백 장 찍으며 돌아다녔을 텐데, 왠지 모르게 그러지 않았다.

달리는 차 안에서 그냥 카메라를 뒤로 돌리고 한 장 찍었다.



언제부터인가, 난 과거에 하던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요즘은 블로깅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나만의 쓸데없는 것으로 가득하던 홈페이지도 이젠 거의 업데이트 되지 않는 블로그 뿐이다. 영화도 보지 않는다. 이 학교의 캠퍼스는 꽃이 핀 봄이 가장 절정이다. 이걸 꼭 사진에 담고 싶은데 그걸 지금 몇 년째 미루고만 있다.  

다행히 2004년 가을에 저장해둔 그 시절 홈페이지를 찾았다!



그렇다고 특별히 뭘 더 하게 된 것이 아님을 깨닫곤 한다. 

그저 마음에 여유가 너무 없다. 그래서 시간을 되돌려 보면 대체 내가 뭘 한건지 후회만 가득하다. 20대엔 시간을 무의미하게 버리지만 않으면 된다던데 뭐라도 건설적인 일을 찾아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된다는데, 왠지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불안하다. 또 이렇게 불안해 하다보니 마음엔 더 여유가 없어진다. 그리고 또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그리고, 이미 가을은 온데간데 없다.  

누가 내 가을을 가져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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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특별히 할 얘기도 없고, 밀린 까페 얘기들이나 하나씩 열어보자.

서울에서 놀다보면 늘 패턴이 비슷하다.

밥 먹고 차 한잔, 또 밥 먹고 차 한잔. 그리고 귀가. 밥과 차 한 잔의 중간 중간에 영화든, 뭐든 볼꺼리나 쇼핑 같은게 들어가는 식이다. 그래서 적당한 밥집과 까페들의 존재는 매우 소중하다. 가끔 먹을 게 없어서, 들어가고 싶은 까페가 없어서 정처없이 헤메다보면 시간도 아깝고 다리도 아프고 상대에게도 많이 미안하고, 여튼 힘들다. 나이가 드니깐 이젠 하루종일 걸어다니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이젠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겐 광화문이 참 놀기 애매한 동네였는데, 밥집 까페의 동선이 잘 안나와서, 결국 명동까지 걸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명동에 간다고 마땅한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광화문 근처에 좀 조용한 까페를 찾아보다가 까페 아모카(Amokka)라는 델 발견했다.

아, 오랜만에 난 이 곳에서 평화를 느꼈다.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 1층에 있다. 조선일보 미술관인지 뭔지 (위 사진에서 창 밖 저 멀리 보이는 건물임) 건너 편이고, 5호선 광화문 역에서 가깝다. 까페 이마와 일민 미술관 앞 대로 건너편 어딘가에 있다.

차 한 잔 시켜놓고 책 보는 사람들, 노트북 켜놓고 회의하는 사람들, 앞에 공터에선 아빠와 아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다. 간단한 식사, 조용히 맥주 한 잔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요즘 와플 안 파는 까페는 없는듯.
커피 잔이 재밌게 생겼다.


어딜가나 사람들이 넘쳐나는 서울에서는 발품을 팔지 않고선 사람 없는 조용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졌다. 닭장 같이 밀집한 테이블과 시끄러운 사람들, 요란한 백그라운드뮤직, 카운터에선 엠아이씨를 들고 샤우팅을 해대니, 몸 좀 쉬러 들어갔다가 목만 쉬어나온다. 내가 무슨 콘서트에 온 것도 아니고, 이제 강남이나 명동 같이 사람들 많은 동네는 길을 걷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좀 조용하고 사람 없는 곳을 찾는 분들께 추천드리는 까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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