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st Dialogue

"단기 4342년 늦은 가을의 LDK"

'케임브리지'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06.08.11 테러? (2)
  2. 2006.08.06 Cathedral, Church, Chapel, ... (6)
  3. 2006.08.04 일리로 소풍~ (10)
  4. 2006.07.28 파일론 발견? (8)
  5. 2006.07.24 폰 사다 (12)
  6. 2006.07.22 교향시편 에우레카 7 (8)
  7. 2006.07.21 처칠 칼리지 43동 (4)
  8. 2006.07.15 런던으로 ... (10)
  9. 2006.07.13 화재 경보의 추억. (14)
  10. 2006.07.08 난감한 세탁이야기 (4)

테러?

대기권 밖 이야기 2006.08.11 07:20 by LDK
오늘 아침, 즉 지금으로부터 약 12시간 전, 이 곳 매니저로부터 의미심장한 메일을 받았다.

영국의 모든 공항에서 보안체크가 강화되었다.
따라서 항공기 반입 금지 물품 리스트가 아닌, "반입 허용" 리스트를 보내왔다.

--> 기내 반입 물품 "허용" 리스트를 확인합시다.


오늘 아침만 해도 난 무슨 일이 터졌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매니저가 농담하는 줄로만 알았다. 대충 봐선 너무 비현실적인 리스트여서, 대 테러 위협에 임한 브리티시 에어라인의 추석 맞이 루머 같은건 아닐까 싶었다.

이 곳 시간으로 8월 10일 새벽에, 런던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기 십 여대를 동시다발적으로 공중 폭파하려뎐 계획이 적발되었다. 타겟이 된 항공사들은 컨티넨탈,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등이고, 현재 파키스탄 출신의 이슬람계 영국인 약 20여명이 용의자로 검거되었다. UK의 보안 위협 레벨은 현재 severe, 엄중한 단계에서 최고 수위인 critical, 치명적인 단계로 상향 조정된 상태다.

--> 사건 당일, 대부분의 항공편이 취소되었다.


항공기 십 여대를 공중 폭파하는 테러라니, 그런건 영화에서도, 소설에서도 본 적이 없다. 이런건 픽션으로 구성해도 얼마든지 비난 받을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상상력이 풍부한 소설가들도 흔히 글로 옮기지 못하는 비 정상적인 생각이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수 천명씩 대량 살상할 명목과 논리를 상상할 수 있는가?

사실 난,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말도 안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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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쁨? 뭘까?

나는 평소에 보고, 듣고, 먹지 못했던 것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바로 여행이라 생각한다. 요즘 이어폰의 장시간 사용으로 조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남이 듣는 만큼은 전부 다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먹는건 가리는게 별로 없다. 자, 그런데 보는건 어떠한가?

아는 사람이나 알 만한 사실이지만, 난 종교가 없다. 반면에 유럽 볼꺼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게 바로 종교적 건축물이다. 뭐 아는게 없다보니 눈에 들어오는거라곤 껍데기 뿐이고, 설명을 들어도 뭔소린지 이해가 안되고, 카탈로그는 해석도 안된다.

이에 심한 위기감을 느낀 바, 여기에 조금 정리를 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 구분해 봅시다 - abbey, cathedral, church, chapel.


--> 이제 Westminister Abbey 카탈로그의 등장 어휘들을 정리해보자.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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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로 소풍~

대기권 밖 이야기 2006.08.04 04:07 by LDK
지난 주 금요일에 내 옆자리에 앉은 인턴이 떠났다. 내가 와서 어리버리할 때 많이 도와주고, 태권도를 배운다던 멋진 스페인 친구였다. 환송 파티를 하는데, 나름 분위기 좋다는 케임브리지의 일리(Ely) 이야기가 나왔다. 자전거를 타고 왕복 4시간이면 쉽게 다녀올 수 있다던 그 일리~

자전거로 왕복 4시간 거리였지만, 기차로는 딱 15분거리에 있는 일리에 다녀왔다. 본래는 솔즈베리 평원에 가서 한국의 고인돌보다 더 볼꺼리가 없다는 스톤헨지를 찍어올 생각이었는데, 런던에 폭우가 쏟아진대서 가까운 일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리,
이 곳이 바로 영국의 시골이구나 ... 싶었다.


오, 놀랍게도 일리 대성당(Ely Cathedral) 안에선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게다가 그냥 둘러보는덴 돈도 필요없다.


-->자, 일리로 소풍을 떠나요~ 기차를 타고~


이 일리 에서의 짧은 시간은 앞으로 떠날 유럽의 어떠한 여행지에서도 쉽게 맛보기 힘들, 조용하고 기분 좋은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달리는 차도 없고, 웅성거리는 관광객들도 없고, 공기는 맑고, 런던엔 사람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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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권 밖 이야기 2006.07.28 03:47 by LDK
조금 일찍 나왔는지, 아직 다이닝 홀에선 저녁이 나오기 전이다. 이 곳은 6시 15분에서 딱 45분만 식사가 나온다. 그래서 할 일 없이 주변을 서성이는데, 저 멀리 기숙사 안에 신경쓰이는 물체가 보였다.

오랜 만에 시원한 비가 내렸다.


식사를 마치고 조금 더 가까이 가봤다.

--> 오, 혹시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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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사다

대기권 밖 이야기 2006.07.24 21:31 by LDK
오늘은 런던의 일부가 정전되는 바람에, 중요한 역이 몇 개 폐쇄되었다. 본래는 셜록 홈즈의 자취를 찾아갔다가 리젠트 파크에 누워 좀 쉴 생각이었지만, 어떻게 가는 방향이 다 막혀버리냐 ... 어쨌든 그런 이유로 Piccadilly Circus 주변을 돌아다니며, 전혀 계획에 없던 쇼핑을 즐겼다.

무계획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예상치 못한 소비가 늘어난다.

26 파운드짜리 세계 속의 샘숭 C120,
그리고 "The future's bright, The future's Orange."


--> 자, McDonald와 어깨를 나란히한 샘숭을 보라.


슬슬 폰 쓸 일을 만들어야할 거 같고, 또 한 번 써보고도 싶었기에 Pay as you go 폰을 하나 질렀다. 사실 단돈 16파운드짜리 가장 저렴한 노키아 폰이 있었는데, 생긴게 17:1로 싸우다가 처참하게 짓밟힌 이티 얼굴처럼 생겨서 도저히 고를 수가 없었다. 노키아의 미래는 어둡다.

이동 통신사는 조금 고민해서 Orange(http://www.orange.co.uk)로 했다. 많이들 Vodafone을 고르겠지만, 도대체 이름이 보다폰이 뭐냐. 보아폰도 아니고, 바다폰도 아니고, 이름과 로고가 맘에 안들어 패스했다. 꼴에 그 빨강색 핏방울 마크는 야망과 열정을 상징한댄다.

Orange Sim 카드를 사서 끼워넣고, 450으로 전화를 걸어 등록을 하고, 조금 기다리면 Orange로 부터 폰 넘버와 4자리 숫자 ID가 메시지로 차례차례 도착한다. 앞으로 내가 프랑스에 있든, 스위스에 있든, 어디에 있든간에, 마치 내가 영국에 있는거처럼 전화를 걸면 됩니다.

국제회선 접속번호 + 44 (UK 번호) + 맨 앞의 0을 제외한 내 폰 번호.
물론 UK에선 그냥 내 번호를 누르면 된다.

번호 필요한 사람은 말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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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동네가 굉장히 뜨겁다. 친구 말을 들어보니, 여기 덥다는 얘기가 한국엔 뉴스로도 나왔다네. 요즘 뉴스 꺼리가 조금 부족하거나, 아니면 여기가 정말 덥긴 더운가 보다.

본래부터 어떠한 냉방 장치도 갖추지 않은 기숙사의 보온 효과는 24시간 지속되었다. 여닫을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문을 열어놓았는데도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는다.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 결국은 일어나서 졸릴 때까지 애니보기~

이번 도전 작품은 바로,
2005년 BONES 제작의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에우레카는 여주인공 이름, 세븐의 의미는 일요일 아침 7시 방영이라는 설이 있다.


"의지하지 마라. 쟁취해라, 그리하면 주어질 것이다. "

첫 화부터 끝 화까지 반복되어 주역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 대사는, 주인공의 아버지, 세상을 구한 영웅 애드록 서스톤의 가르침이다. 잠이 안오면 일어나라. 그리고 졸릴 때까지 놀아라. 그러면 결국 잠이 올 것이다 ... 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예전에 좀 보다가 말았는데, 이번엔 방 안에 가득찬 열기에 힘입어 50회 최종화까지 단숨에 끝장을 냈다. 내용에 대해선 조금만 검색을 해봐도 사방에 쏟아질테니, 굳이 여기서까지 반복할 필요는 없을거 같다. 인물, 내용 구성 및 전개, 연출, 전체적으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TV 방영 애니메이션이라곤 상상하기 힘든 하이 퀄리티의 장면들이 50화 내내 쏟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보다 관둬야했던 이유는 14살짜리 징징대는 주인공때문이었다. 이 꼬마의 말 버릇은 "아무 것도 못했어요. 징징징", "뭘 해야하죠? 징징징", ... 하루종일 징징대는게 자랑이다. 허구한날 상황 파악 못하고, 헤메기만 한다. 하는 행동이 딱 14살 꼬마다.

빨리 좀 성장을 하고 그만뒀어야 했는데, 대망의 최종회 50화에서까지 저 대사를 그대로 내뱉고 징징대는걸 보곤, 마시던 sugar 0, fat 0, protein 0의 제로 코크 집어던질뻔했다. 뭐, 자라나는 새싹들이야 함께 보면서 꼬마의 정신 세계에 공감하고 열광하겠지만, 다 자란 오래전 새싹이 보기엔 많이 답답하다. 게다가 이 애니는 새싹들이 보기엔 많이 난해하고, 자극적이다.

어쨌든 더위 좀 식힐려고 보다가, 도리어 열받았다. 아 ... 덥다.

그나저나, 다음주 수요일.
34도,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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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돈도 들어왔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기간 동안의 기숙사 비를 내러 컨퍼런스 오피스에 올라갔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숙박자 명단엔 내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이리저리 실랑이를 벌인 결과, 알고보니 난 Microsoft Research 컨퍼런스 리스트라는 곳에 별도로 관리되고 있었다.

사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Intel Research 랩은 따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지만 올 여름엔 여기에 사람들이 꽤나 바글바글했던 모양이다. 방을 배정받지 못했으니 살 집이 없어 한동안 난감했다. 다행히 우리 랩엔 9월부터 3개월간 Microsoft Research (MSR) 랩으로 인턴을 가는 후배가 있다. 그 친구가 MSR로 부터 받은 숙박 리스트라는게 있었는데, 그걸 가져다가 난 열심히 여기저기 컨택을 했고, 결국 이곳 처칠 칼리지에 머물게 된 것이다.

컨택할 때, 난 분명히 Intel Research의 인턴이라고 밝혔다. 뭐, 그런 정보는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모양이고, 난 MSR의 인턴으로 관리되고 있더군. 슬쩍 리스트를 훑어보니, 내가 살고 있는 43동의 모든 호실이 MSR 인턴들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었다. 조금 뜨끔해서 심각하게 리스트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넌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냐? " 하고 물어왔다. 이 긴 사연을 털어놓기엔 좀 많이 귀찮은 이유로 "하하, 그렇다. " 라고 대답했다.

어쩐지, 평소 이 43동의 분위기가 상당히 싸늘했다. 내가 여기서 본 사람이라곤, 아래층에서 샤워를 하고 올라오는 바로 앞 방의 아가씨 뿐이었다. 대학의 기숙사라기엔 너무 썰렁하고 조용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어찌되었든, 들키면 혹시 쫒겨나는건 아닐까 싶어 조마조마하다. 혹시 나 때문에 방 못구하고 길거리를 헤메는 다른 MSR 인턴이 있는건 아닌지 좀 미안하기도 하다. 에라 모르겠다. 한 달만 무사히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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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으로 ...

대기권 밖 이야기 2006.07.15 07:23 by LDK
내일은 런던으로 가볼까 한다. 새벽 기차를 타고 내려갈 생각인데, 내가 최근 2주간 오전 10시 전에는 일어난 전례가 없음으로 미루어보아, 조금 걱정이긴하다.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져서 사실 오늘 아침엔 12시에 일어나서 랩으로 뛰어갔다. 뛰어간 이유는 물론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케임브리지는 런던에서 약 80km 북쪽으로 떨어져있으며, 런던으로 내려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 헬리콥터다. 아쉽게도 난 헬기가 없으므로, 만만한 내셔널 레일을 타기로 했다. 리버풀 스트리트로 들어가는건 보통 1시간 20분쯤 걸리고, 킹스크로스로 들어가는건 보통 50분 정도 걸리는거 같다.
스케쥴 확인은 http://www.nationalrail.co.uk 에서 한다.

케임브리지에서 런던으로 들어가는 라인은 두가지 종류가 있다. One Railway는 리버풀 스트리트 역으로, First Capital Connect는 킹스 크로스역으로 서비스를 한다. 대충 지하철 노선표를 살펴보니 들어갈 때엔 리버풀 스트리트가 편하고, 나올땐 킹스크로스 쪽이 좋을 거 같다.

열차 시간대는 굉장히 다양한 편이고, 상대적으로 편 수가 부족한 일요일에도 매 시간 3편 이상의 열차가 운행을 한다. 평일엔 아침 6시부터 열차가 있고, 일요일이라해도 아침 8시부터 자정까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케임브리지 씨티 센터에서 케임브리지 레일 스테이션까진 Citi 1, 3, 7번이 운행한다. 한 정거장이고 10분 걸린다는데, 지도 상으로 내가 보기엔 걸어도 10분 걸리는 거리다. 버스는 Emmanuel Street에서 정류장에서 타면 된다. 한 방향으로만 타니까, 반대 방향으로 탈 걱정은 안해도 됨. 반대 방향은 St. Andrew Street에서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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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벽 5시 30분에 화재 경보가 울렸다. 이 동네의 화재 알람은 굉장하다. 정말 참을 수 없는 주파수이 굉음이 엄청난 볼륨으로 울려퍼진다. 소리는 삐뻬삐뻬삐뻬삐뻬 이렇다. 밖으로 나가면 소리가 더 커진다. 삐뻬삐뻬 하는 소리에 붕쾅붕쾅 하는 이펙트가 더해진다.

타지에서 화재 경보를 들으면 가슴이 뛴다. 이게 장난이든 버그든 간에, 매우 당황할만한 일인건 확실하다. 혼자 사는 방이라 룸메도 없다. 좁은 복도 사이로 다른 방의 철문은 항상 굳게 닫혀있다. 이렇게 알람이 시끄러우면 다들 어딘가로든 모여나와 수근거리기라도 해야할텐데, 사람의 기척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군용 시설처럼 차갑고 간결하게 지어진 어둡고 좁은 기숙사 안에서, 혼자만 방에 누워 화재 알람을 듣는 기분이다.

그렇게 알람은 혼자 한 반시간 울어대더니 잠잠해졌다. 잠 다 깨더군.

사실 여기서 화재 경보에 테러를 당하는건 이번이 세번째다. 그래서 이젠 조금 담담하다. 지난 주엔 한참 늦잠자는데 알람이 울렸다. 잠자던 차림으로 짐 챙겨서 비상구로 냅다 뛰어야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담담히 최후의 순간을 맞을 것인지, 이땐 정말 고민 많이했다. 또 한 번은 샤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화재 알람이 울렸다. 뭘 어째야할지 참 난감하더라. 가끔 영화에서 대피한 사람들을 보면, 이렇게 욕실에서 당한 사람이 꼭 한 명은 끼어 있다. 그게 나라니, 믿을 수 없다.

재작년엔 샌프란시스코 소니 메트리온의 씨네플렉스 맨 앞 줄에 앉아 스파이더맨 2를 보고 있었다. 맨 앞 줄에서 올려다 본 주인공의 얼굴은 늠름한 사다리꼴이어서 참 멋졌다. 뭐, 어쨌든 한참 불편하게 보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이 꺼지고 하얀색 플래시가 사방에서 터지면서 사람들이 대피하더군.

아아, 참 값진 경험들을 하고 있다. 머나먼 타국에서 홀로 자리에 누워 이런 알람을 듣고 있으면 정말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을 스쳐지나간다. 머리를 감고 대피할까? 세수는 해야할까? 아, 이빨 안 닦고 나가면 찝찝한데 그냥 계속 잘까? ... 대략 이런 생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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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온갖 바보 짓은 도맡아서 다 하고 다니는 중이라, 이래저래 난감한 경우가 많다. 여러분들은 이런 바보 짓은 사전에 방지하시길 바라는 차원에서, 한 번 반성이나 해볼까 한다.

난 평소에 20펜스 동전을 가득 모아둔다. 세탁기 호환 코인이 1 파운드와 20펜스 뿐이기 때문이다. 먼저 기숙사 뉴홀에선 막상 빨래를 산더미들고 세탁기 앞에 섰는데 동전이 없어서 꽤 난감했던 적이 있다. 이 나라는 코인 환전기도 안 보인다. 분명히 어딘가 있긴 할텐데.

며칠 전엔 새 기숙사 처칠 칼리지에서, 빨래를 산더미 세탁기에 밀어넣고 문을 닫았다. 예상했듯이 코인을 넣으라는 메시지가 떴다. 후후 회심의 미소를 흘리며 20펜스 동전을 가득 꺼냈는데, 헉, 아무리 찾아도 동전 넣는 구멍이 없다. 그 상태로 약 20분간 세탁기 표면을 면밀히 검사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정말 식은땀이 다 나더군. 별 수 있나, 눈물을 머금고 세탁기 뚜껑 다시 열고, 세탁물 다 다시 꺼내서 방으로 돌아왔다.

알고보니 이 기숙사에선 동전을 넣는 방식이 아니라, 카드를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랜다. 어쩐지 빨래방 한구석에 왠 카드 긁는 곳이 있더군. 너무 늠름하게 생겨서 난 무슨 관리용 도구라 생각했다. 어쨌든 산더미같이 모아둔 20펜스 동전은 이제 별로 쓸데가 없는 관계로, 오늘 스타벅스가서 다 써버렸다. 그란데 아이스 라테가 2.25 파운드, 한번에 12개씩 써버릴 수 있다.

요즘 계속 듣던 가요도 질려서, 밭에서 코딩할 때엔 어린 왕자 오디오북을 듣고 있다. 주인공 남자의 목소리가 너무 리얼해서, 계속 듣긴 좀 많이 난감하다. 솔직히 닭살이다.

둥~ 이게 뭘까?
보는 순간 난, 자라 먹은 보아 뱀이라고 생각했다.
550 야드 앞에 자라 먹은 보아 뱀이 있습니다. 그냥 밟고 지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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